2026년 4월 백준을 보내며, 초심 떠올리기
https://www.acmicpc.net/board/view/165799

백준 서비스 종료 공지가 떴다.
2010년 후반 이후에 취업을 한 개발자라면 백준을 대부분 알 것이다.

사람들은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.

아쉬움에, 해킹당했다는 (아마도 가짜) 글을 쓰기도 하고

돈을 내겠다는 사람들도 있고



각자의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현했다.
나 역시 아쉬움과 고마운 마음에 글을 남긴다.
1. 첫 만남
2018년 신입사원 채용 코딩테스트를 앞두고 백준 온라인 저지 Backjoon Online Judge 에 대해 알게 됐다.
비전공자에 코딩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됐고 코딩테스트까지는 몇 주의 시간이 있었다.
백준의 문제집 메뉴에는 특정 주제나 기출문제에 대한 문제들이 모여있었고

이 사이트 덕분에 DFS, BFS 등 당시 신입 코테 수준의 문제에 익숙해져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다.
2. 스터디 공간
입사 이후에는 동기, 동료들과 스터디를 하는 공간이었다.
그룹을 만들어 문제를 함께 풀고, 다른 사람의 코드를 확인하고, 실행시간을 보며 최적화를 고민했다.
안 해본 사람은 퇴근하고 저 재미없는걸 왜하지 싶겠지만
당시 가장 큰 동기는 정말 순수하게 재밌어서였다.
코딩하는 재미, 문제해결하는 재미, 서로 구현한걸 공유하고 토론하는 재미를
백준을 통해 알게 됐다.
블로그의 첫 글도 백준 문제풀이에 관한 글이었다.
사내 알고리즘 강사로 강의할 때도 백준을 주로 활용했다.
여러 대회의 문제가 다 모여있었고, 알고리즘별 문제를 학습하기 좋았다.


문제를 맞고 나서도 다르게 풀 수 없는지 수강생들의 토론의 장이 열리기도 했고
강의를 통해 회사에 입사한 분들의 연락을 받기도 했다.
지난 몇 년간 알고리즘, 문제풀이의 모든게 백준을 통해 이루어졌다.
3. 어쩌면 예견된 이별
언제부터인가 퇴근 후 백준에 접속하지 않게 됐다.
AI의 발전으로 알고리즘 학습이 의미가 있나 고민했던 것도 맞고
결혼, 육아 등 개인적인 상황이 변해서도 맞다.
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코딩하는게 예전같이 재밌지 않아서이다.
그렇게 초심을 잃어가는 지금 백준의 서비스 종료 공지를 봤다.
최근에 접속을 거의 안 했는데도
바로 오늘까지 다니던 학교를 예고도 없이 졸업한 것처럼 마음 한 켠이 먹먹하다.
인생의 한 페이지가 끝난 것 같기도 하고, 한 시대가 저물었다는 생각도 든다.
하지만 끝은 또 다른 시작.
새로운 페이지, 새로운 시대를 반갑고 치열하게 맞이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.
솔직히 코딩 자체가 재밌던 초심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어느새 없어진 지 오래다.
재미없어진 걸 억지로 재밌어하려고 노력하기보단, 내가 뭐에 재미를 느끼는 지 스스로를 돌아봐야겠다.
그리운 나의 초심 백준을 보내며, 다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겠다.
마지막. 백준에서의 기록
긴 글을 쓴 것 치고는 푼 문제 수가 많지 않지만
한 문제 한 문제 치열하게 고민했던 기억은 평생 못 잊을 것 같다.



고마웠습니다. 백준 안녕!